* 자가검열하고 일부만 올려서 약간 두서가 없습니다. ㅠㅠ 만달로리안 다 봤고 진짜 잘 만들었다. 일단 주인공 만도 캐가 흔한 츤데레 고독한 전사 타입이 아니라는 것부터 좋음. 그냥 과묵하지만 약한 사람한텐 한없이 다정하고 쉽게 정붙이는 외로운 전사일 뿐이야 youtu.be/G5j5ouL0Z8g 농담이 아니고 이 드라마의 정수를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생각함. 올드 스타워즈 시리즈는 어떤 시대의 한계를 재치로 풀어낸 시리즈물인데, 현대에 와서는 그게 한계가 아니라, 시대의 진단이었다고 선포하는 것임. 스타워즈에는 여러 종족들이 나오고 서로 말이 안 통함. 물론 그 종족의 언어를 알면 통하지. 루크가 드로이드어는 할 줄 알지만 우키어는 할 줄 모르고 한솔로는 간단한 우키어는 할 줄 알지만 드로이드어는 할 줄 ..
날짜를 기록하진 않았다. 요즘은 구글 독스에 종종 빡치면 쓴다. 한 문서에 대고 줄줄 써서 어떤 문단이 어떤 시기에 함께 묶여 있는 지만 가늠할 수 있을 뿐... 제일 처음은 코로나가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2월이라 조금 심각하다. *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SNS 의 피드를 계속해서 새로고침 하는 것도 손가락이 힘들다. 코로나 19로 취소되는 여러 전시의 안내 메일이나 강의 취소 메일들을 하나의 메일함에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삶을 계획하며 사는 것에 대해 무용함을 느끼고 원래 인간은 단독자로 살아가는 것이었지 하는 생각을 한다. 각자 도생. 삶에 있어 나 자신은 주인공도 아니고 조연도 아니다. 세트장 밖에서 서사를 관찰하는 ‘무대에 잘못들어온 사람’이다. 레지던시를 내년 세션으로 미뤄..
일기 두 가지를 발견해서 같이 묶어 올려 둔다 2018년 9월 16일 폰 정리하다가 발견한 메모인데 읽을 수 있게 문장으로만 다시 구성했다. 어디 다시 쓰일 종류의 글도 아니라 그냥 이대로 공개... 지난 여름 서울시립미술관의 보이스리스 전시에서 소개된 히와K의 작품과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를 보고 느낀 짧은 감상. 이라는 달콤하고 낭만적인 제목은 사실 시위에 쓰이는 최루탄의 효과에 대한 것이다. 최루탄에서는 마치 사과향과 비슷한 냄새가 나며 그 냄새를 맡게 되면 눈물이 나오고 구역질을 하게 되며 심한 경우 정신을 잃기도 한다.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입 안에 레몬을 문다. 레몬을 문 채로 사과향을 맡으면서 앞으로 전진한다. 남자는 하모니카를 불면서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다...
http://40.117.228.186/artist/pablo-picasso/buste-de-femme-1943 팔레스타인에 피카소의 그림을 걸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2011년, 피카소의 Buste de Femme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임시수도, 라말라의 International Academy of Art-Palestine 에 전시되었다. 작품 하나를 걸기 위해 수없는 난관이 있었다. 가장 일차적인 문제는 보험이었다. 7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적 걸작을, 끊임없고 예측할 수 없는 내전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어떻게 운반할 것이며, 누가 그 필요성을 피력할 것인가? 어떠한 보험 회사도 이 부담을 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심지어 팔레스타인은 국가로 규정되지도 않기 때문에, 어떠한 상태..
'신성한 사슴'이라는 단어는 일차적으로 신화 속에서 신에게 제물로 바쳐진 사슴을 떠올리게 한다. 비극 의 내용을 상기시키자. 아가멤논은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사고 이 때문에 트로이 원정을 앞두고 바람이 전연 불지 않게되어 출정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 그는 그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의 제물로 바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신탁을 받는다. 그는 딸을 속여 제물로 바친다. 아르테미스는 산 채로 제물에 바쳐진 그녀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자신에게 불러들이고, 그녀가 있던 자리에는 죽은 사슴만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어떤 사회이든 어떤 시대이든 언제나, 저항하지 못하는 거대한 비극적 운명과 그것에 몸부림 치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서사는 창작자에게 무궁한 원천을 주는구나 했다. 란티모스는 이걸 너무 ..
2018년 7월 7일 퍼폼 플레이스에서 진행된 의 리플렛 책자에 실린 글입니다. “New way of Life 2018” Performance Statement2018. 7. 6 / Perform Place, Seoul * 생산주의 퍼포먼스에 대한 때이른 변론 An early argument for productivism performance First of all, there is a difficult question that What is Russian avant-garde. Before then, there is another long question of whether the beginning and end of Avant-garde can be defined or not. And there is..
누벨바그를 이끈 여성 기수 아네스 바르다가 감독한 자전 다큐임. 온전히 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즉흥 여행을 떠난다. 50살 넘게 차이나는 친구 JR과 함께.영화는 바르다와 JR이 큰 트럭을 타고 프랑스 남부마을을 쏘다니는 내용으로만 이루어져있다. 아무데나 내려서 거기의 사람들과 얘기하고 사진을 찍는다. 작업은 JR의 벽화 작업(그리는거말고 사진을 대형인화해 붙이는)을 계속 이어간다. 바르다는 현재속에서 자신이 옛날에 했던 작업들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 염소를 기르는 사람들을 찍으며 자신이 찍었던 염소 시체를 떠올리고, 함께 작업했던 작가를 떠올린다. 나는 여기서 그와 작업을 했었어. JR은 기꺼이 그 시절의 모델이 되어 준다. 그 때 그 사람과 같은 포즈로 있는 JR을 보며 바르다는 웃음을 터뜨린다...
Breadwinner - 가장 탈레반이 지배한 아프가니스탄의 도시가 배경, 너무 끔찍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아주 끔찍한 것과 아주 아름다운 것은 정말 잔인하도록 대칭인 쌍이다. 그래서 아름다움과 끔찍한 것은 아주 쉽게 겹쳐지고, 끔찍하게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끔찍해진다.파르바나의 아버지가 탈레반에 잡혀간다. 남성을 대동하지 않으면 집 밖에 다닐 수 없는 나라에서, 어머니 언니, 파르바나, 어린 남동생으로 구성된 파르바나의 가족은 당장 먹고 살 만한 위기에 직면한다. 슈퍼에 가서 무언가 사오는 상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파르바나는 머리카락을 자르고 소년이 된다. 밖에 나가기 위해서, 가족을 먹이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파르바나의 아버지는 파르바나에게 말한다.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야기..
대한 짧은 소고 우리는 여전히 어둠 속에 서 있다. 예멘의 난민 400명이 제주도에 표류했다. 난민 수용 거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은 20만명을 넘었고 청와대는 답변 대신 청원 자체를 삭제했다. 우리는 그런 지형 위에서 난민을 소재로 다룬 아이웨이웨이와 마리아 코르쿠타의 예술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는 예술과 현실을 겹쳐두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이야기의 언어들은 현실에 닿지 못하고 쉽게 흩어져 버린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의 국경선에서 이루어진 두 작업은 카메라에 난민을 담았다. 웨이웨이 작업은 피아니스트였던 난민에게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해주는 작업이었다. 그는 분명 자리를 잃은 피아니스트에게 아름다운 새 자리를 찾아주고 싶었을 것이다. ap통신이며 bbc며 세계의 ..
레이디 버드와 크리스틴. 엄마를 증오하지만 사랑하기. 죽일듯이 미워하다가 다독이기. 시시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기. 멀어지고 싶지만 계속 함께 있기. 이해하지 못하고 원망스럽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그리워하기. 집을 떠나며 집을 그리워하기 *보이후드는 정말로 12년동안 찍은 영화라서 그 시간 동안 우리에게 발생했던 문화적 분기점을 일부러 건드린다. 해리포터의 출간이나 대유행하던 팝송같은 것. 그 요소들은 우리를 너무 쉽게 그 시간으로 부른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어떻게 그 때 이미 그게 아주 좋은 회상의 도구가 될 줄 알았을까.나는 20세기 여성들을 보면서 20세기는 정말 격정적이었구나, 21세기의 나는 마리화나의 시대, 히피의 시대, 펑크의 시대, 텔레비전의 초창기와 같은 격정기를 살아가지는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