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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전..... 학교에서 공짜로 보내줘서 댕겨왔다.

공짜 아니었음 영원히 안갔을....

그러고 억지로 쓴 레포트의 일부...

 

 

 

 

 

인간은 누구나 병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제어하느냐 표출하느냐의 문제이지, 우리는 약간 모자라고 삐딱한 면들을 가지고 있다. 소위 정신병을 앓았다고 하는 이력의 작가들이 있다. 예를 들면 반 고흐 같은 경우. 나는 가끔 그가 정말로 미쳤던 것인지 반문한다. 사실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철저히 본인은 정상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기준에 의한 것이지, 어디에도 객관적인 결과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평론가들은 그의 불안정한 정신으로 인해 그의 그림에서는 그토록 타오르는 열망을 표현주의 적으로 분출해 낼 수 있었고 그렇기에 그가 현재에 더 주목 받는 다고 말한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무책임한 말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병적인 작품들은 굉장히 흡입력을 갖는다. 주변의 사물들에 많이 인용되고 공책이며 가구며 엽서 같은 데에도 많이 쓰이는 친숙한 이미지 중 하나가 되었지만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녀가 겪었을 수많은 눈초리들과 스스로의 고뇌와 고통을 생각한다면 영 마음이 편치 만은 않다. 우리는 사실 그녀가 어떠한 질병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고통을 겪는지 따위는 궁금하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작품 설명 도슨트에서 그녀의 신체적 결함과 정신적 분열을 꼭 언급하는 것도 이미지에 대한 상징적 신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지 실제로 누가 얼마나 그런 것에 관심이 있을까.

 

조금이라도 그 죄책감이 덜어지는 이유는 재미있게도 작가 자신이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동그란 두 눈을 치켜 뜨며, 매직아이 같은 화면을 배경으로 둔 영상은 그녀가 자신의 이상함을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이었다. 음 그건 정말로 이상했다.

 

그녀의 회화 작품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었던 이유에서인지 많이 보았던 호박 같은 작품이 아닌, 처음 만난 회화작품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휠체어를 타고 작업했기에 어쩔 수 없이 상하 좌우 구분 없이 캔버스를 빙 둘러서 있는 작은 무언가(딱히 표현할 지칭을 찾지 못하겠다. 사실 그것은 어떤 것도 의미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들은 그것의 의도이든 아니든, 그녀의 어지러운 세계를 더 극대화 해서 보여주고 그림에 뭔가 신비감을 불어넣어 준다. 그녀가 정신병을 이겨내기 위해 그림을 그렸건, 정신병에 휩싸여 그림을 그렸건 그녀의 동기는 별로 중요치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이야기를 만드는 제 2의 소재다. 동그라미 하나하나를 붓으로 그 큰 캔버스에 끊임 없이 긋는 그 행위 자체가 그녀의 예술이었고 그건 그 자체로 받아들여질 만한 것이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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