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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영화

이것은 주토피아 간증글

ㅅㄴㅐ 2016. 2. 18. 21:34



눈물이 찔끔나는 예고편



이 시대의 어린이들이 천운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온갖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머리 맞대고 경우의 수를 모두 따져 만들어 낸 아름다운 걸작을 일 년에 한 두편씩 꾸준히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을 부르며 눈물 흘린 당신이라면 주토피아를 보고 진짜 펑펑 울게 될 것임ㅇㅇ


우스갯 소리로 우리 세대는 망했어!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세계는 멸망만이 답이다! 하고 떠들곤 하지만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역에서 세계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온전히 느끼게 되면 헉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이었군! 하고 착각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공존하여 살아가는 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우화이다. 차별에 대항하기 위한 제도들은 갖춰졌지만 인식은 그것을 충분히 뒷받쳐 주지 못하는 그 세계는 지금과 너무도 닮았다. 귀여운 퍼리물이구나~ 하고 가볍게 보려고 했던 나는 이 영화의 비틀기랑 현실세계를 고스란히 나타내주는 방식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넘 잘해서. ㅇㅇ

귀여운 동물들을 활용한 이야기는 누구나 몰입하기 쉽다. 누군가는 불편하고 꺼림칙하다고 피할수도 있는 이야기를 동물 이야기로 함으로써 오히려 그걸 정면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계는 편평하지 않다. 편평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과 사고와 편견들이 생기는 것이다. 너와 나의 다름은 구별이 되고 차별이 되면서 우리는 서로 상처받는다. 


이것을 인정하자. 우리가 지금까지 실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 같이 더 잘 살 방법을 모색해 보자. 하는 것이 영화를 가로지르는 모토인데 너무도 직설적이고 한결같아서 영화내내 두근두근 했고, 이 영화를 만들어준 사람들한테 너무 고맙다고 느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울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시길. 어떤 장면들이 생각날 것이다. 라푼젤이 울면서 Flower gleans and glow의 reprise를 부르는 장면, 엘사가 주저앉으며 눈보라가 멈추고 자신의 동생을 껴안고 우는 장면 등등등.. 어떠한 장면과 그 장면의 주인공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우리는 울게 되었을 것이다. 주토피아에서는 장면보다는 대사와 상황들을 활용한다. 대사들은 내가 어릴적, 또는 지금 듣고 있는 그 이야기들이며 그래서 우리는 주인공의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눈에 빤히 그려진다. 주인공이 그 상황을 타개하고 이겨 내려 아둥바둥 하는 모습들은 당연히 자연스레 내 경험으로 치환되고 반증된다. 그래서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줄줄 흐른다.


놀라웠던 지점 중에 하나는 디즈니가 나름 정확하게 현실을 지적하고 우리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는 데에 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당연한 결과물이겠지만 보고 있으면 아 어떻게 저렇게 저기까지 신경썼을까 하는 지점들이 막 눈에 보여서 감탄하게 된다.


이런 장면이 있었다

우여곡절로 최초의 토끼 경찰이 된 주다의 첫 출근날 만난 치타가

"어머 너 너무 귀엽다" 하니까 주디가

"토끼끼리 귀엽다고 하는 건 괜찮지만 지타가 토끼를 귀여워하는 건 실례예요"

라고 똑똑하게 말한다. 그러니까 치타는 정말 미안해 하며 사과한다.


이 장면 으으 얼마나 완벽한 교본인가. 어린이들에게 이것만큼 좋은 교본이 어디있을까 싶다. 아무리 칭찬이라도 기울어진 세계에서는 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 하지 못하는 어른들도 지천인데,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은 뭔가 행운을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든다. 실수 - 무엇이 실수이고 잘못되었는지 알려준다 - 빠르고 진심어린 사과. 쏘 퍼펙트


그리고 퍼리물이다(중요)





샤키라의 ost도 완벽하다. 우린 실수할 수 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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