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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에서 본 사이먼 후지와라라는 작가는 어렸을 때 한 추상화를 보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흔들만큼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감성과 경험으로는 추상적 표현을 끝까지 이끌어내는 그런 것을 할 수 없기에 추상화가가 아닌 다른 방법을 택했다고 했다.(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어쨌든 같은 맥락ㅇㅇ 그가 말하려고 하는 건 이게 요점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이게 요점.) 그의 작품은 흥미로웠지만 이 대목에 대해서는 꽤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추상화가가 되서 추상화를 그릴만한 감성이 따로 존재하는 건지. 나는 지금껏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기성작가가 그렇게 단정지어 말하는 것을 보고 쫌 충격을 먹었다. 그런 것이 아닐까? 도 아니고 그렇다ㅇㅇ 이런 어투였음. 그러고 다시 생각을 해 봤는데 나에게도 그 경계선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 예로 나는 작년에 추상작업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한 번있나... 그건 모두가 추상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그 때도 구할 수 있는 제일 작은 캔버스에 그렸다. 가로 15 세로 15 됐...ㅋㅋ.... 우리 학교가 아카데미틱하긴 한데 가끔 추상작업을 해도 되는 주제를 던져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두개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항상 당연히 구상주제를 택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지? 나도 은연중에 나와 추상작업에 대한 괴리감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 예술가가 지녀야 할 특별한 경험들을 내가 많이 갖고 있지 못해서 그걸 충분히 할 수 없다고 무의식 중에 단정지어 버린 건 아닐까.
이 쓸 데 없는 걱정을 날려 버릴 방법은 하나다. 다음 작업은 추상으로 해 보는 거다.
일단 해보고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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