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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

기묘한 이야기 감상

ㅅㄴㅐ 2017. 2. 3. 21:59





이걸 지금 보다니 도태되었다


사실 메인 스토리의 주된 떡밥과 미스테리는 좀 엉성하기도 하고 내 취향이 아니었는데 그걸 전개시켜 나가는 방식이 완전 내 취향이었다. 


가장 주된 이야기방식은 철저하게 이야기를 아이들의 서사로써 전개하는 것이었다. 이들이 목격한 일련의 거대한 사건과 배경들은 어른들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것인데 오히려 아이러니하게도 이건 아이들의 한계로 완벽하게 읽히고 더 쉽게 이해된다.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 일련의 사건들을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영화들을 통해서 이해하려고 하고 자신들의 상식으로 모든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다. 

사실 이건 어렸을때 모두가 해본 서사 놀이이다. 항상 그땐 다들 자의식과잉이고 이상한 놈이라 그게 이상한 줄도 모름. 

이 드라마의 매력적인 점은 그게 딱 아귀가 맞아떨어지고 그 상상이 통한다는 것이다.


나도 초등학교때 몇친구들이랑만 '단짝'이라는 굴레를 정해놓고 제일 놀기좋은 친구집에서 방과후에 맨날 놀았는데 우린 대부분 방에서 만화를 그렸다. 정말 지금 언뜻 지나가는 기억으로도 거의 100편이 넘는 만화를 그렸는데 각각 한편한편이 전부 설정도 다르고 세계관 장르 다 달랐다.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 그때 오갔고 창조되었던 무수한 이야기들과 꿈들이 난 아직도 종종 생각나고 되게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그 이야기들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기분도 든다. 


 약간 바이어스친구들 보면 얘네는 미국초딩이지만 그런걸 상기시키는 게 있다. 허구의 노스텔지어라고 하나? 아이들은 계속 허황된 얘기를 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싸우고 화해도 쉽고 하지만 모든것을 극적으로 한다. 그 땐 모두가 다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니까ㅋㅋ

그래도 단짝을 아끼는 나 자체에 대한 사랑도 끔찍해서 친구는 또 엄청 챙긴다. 모 장면에서 그게 또 너무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었어서 질질 짜버림. 내가 미쿡인이었으면 정말 더 환장할 거 같은 그런 요소도 진짜 많다. 걍 동아시아인은 ㅎㅎ;하고 넘겨버렷던ㅋㅋ


 아이들의 관점으로 완벽히 읽혀야하는 서사라 중간중간 굉장히 엉성한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보다가 엥??ㅋㅋㅋ한 적도 많았다. 사건을 풀어가는 방법에서 그렇게 아날로그적으로 부딪히는 방식은 아이들의 서사로만 한정되지도 않는다.

하퍼 서장이 도서관에서 온 신문자료를 다 뒤지는 장면. 조이스가 온 집안을 크리스마스트리로 만들고 집을 다 부숴버리는 장면☞다 너무 원초적이고 야만적이고 너무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자체와 닮음. 그 묘한 지점들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치만 제일 사랑스러운 것은 바이어스들의 호기심 천국 묻지마 과학교실이고....ㅋㅋㅋㅋㅋㅋ 너무 아무고민 걱정없이 걍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어떤 의심의 한톨 없는 그냥 몸통 박치기인데 그것이 늘 먹히고 성공하는 게 나에게 희열을 가져다준다. 이 지점이 굉장히 사랑스러운 드라마다.


아무튼 시즌2...는 음... 저는 사실 업사이드다운이라는 설정자체가 무매력이라 이거에 대한 떡밥을 푸는 식으로 나간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네요... 이 쇼는 허술함과 당돌함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떡밥이 칼같이 풀린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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